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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춘추사 2026-09-09 19:05
K-MOVE가 개강하고 한 달 뒤, 나는 첫 해외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출국 준비부터 비행기 수속까지 모든 것이 처음이라 걱정도 많았지만, 함께한 팀원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필리핀 바콜로드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밤늦게 출발해 마닐라를 거쳐 새벽에 호텔에 도착했고, 아침 식사로 나온 떡만둣국을 먹으며 앞으로의 한 달을 기대하기 시작했다. 낯선 나라에서 익숙한 음식을 먹으니 긴 비행의 피로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사전 레벨테스트를 치렀다.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들이 나와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배우기 위해 온 만큼 지금부터 차근차근 익혀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후 각자의 레벨에 맞춰 수업이 정해졌고, 매주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 50분까지 말하기, 독해, 발음, 쓰기 수업을 들었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MP룸에서 그날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숙제를 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갔다. 선생님께서 숙제를 내주시지 않은 날에도 직접 숙제를 내달라고 할 만큼 영어를 배우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매일 영어를 듣고 말하는 생활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처음에는 어렵게만 느껴졌던 영어가 점차 익숙해졌고, 평소 구분하기 어려웠던 R과 L 발음도 이전보다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 사후테스트에서는 문법 영역에서 10점 만점에 9점을 받았다. 처음의 레벨테스트와 비교해 달라진 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뿌듯했고, 꾸준히 노력하면 짧은 시간에도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친구들과 함께 바콜로드 곳곳을 다니며 필리핀의 생활과 문화를 경험했다. SM몰에서는 생각보다 큰 규모와 한국에서도 익숙한 브랜드들을 보며 새로운 환경에서 익숙한 것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꼈다. 맘부칼 리조트에서는 수영과 유황온천을 즐겼고, 캄부스투한에서는 워터파크와 긴 워터슬라이드도 경험했다. 특히 현지 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며 한국과는 다른 자유로운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
필리핀에서의 일상도 기억에 남는다. 한국보다 물가가 저렴해 생활비 부담이 적었고, 호텔에서 숙식이 제공되어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평일에는 팀원들과 함께 헬스장에 가서 꾸준히 운동했고, 몸이 뻐근한 날에는 마사지도 받았다. 어느 날 밤에는 문득 수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호텔 수영장에서 밤수영을 하기도 했다. 조용한 밤에 수영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순간은 한 달 동안의 생활 중에서도 특히 여유롭게 느껴졌다.
현지 음식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숯불닭구이를 먹으며 처음으로 필리핀 맥주를 맛보았고, 닭고기에 라임이나 고추기름을 곁들여 먹는 것도 색다르게 느껴졌다. Jollibee에서는 치킨과 탄산이 없는 Royal이라는 음료를 맛보았다. 주말에는 친구와 함께 쇼핑몰에서 영화를 보기도 했다. 한국어 지원이 되지 않아 영어로 영화를 봤는데, 애니메이션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느덧 한 달이 지나 마지막 날이 찾아왔다. 처음에는 첫 해외여행이라 걱정이 많았지만, 막상 생활해보니 낯선 환경에도 잘 적응할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운동을 이어가며 평소 해보고 싶었던 운동 수업에도 참여했다. 운동 선생님이 음악을 틀어놓고 영어로 수업을 진행했는데, 영어를 들으며 운동했던 그 순간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졸업식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아쉬움이 컸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한 달을 보내며 스스로 한층 성장했다는 뿌듯함도 느꼈다.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필리핀에서 배운 영어 표현과 발음을 잊지 않기 위해 꾸준히 복습하고 있으며, 운동 습관을 이어가기 위해 학교 헬스장도 다니고 있다. 이번 필리핀 어학연수는 단순히 영어를 배우는 시간이 아니었다. 처음 경험하는 해외 생활에 적응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며 다른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꾸준히 노력하면 나 자신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고, 이 경험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앞으로 말레이시아에서의 새로운 도전에도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다.